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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지금 소개한 사연은 며칠 전에 다른 방송에서 한 거예요.

확인하지도 않고 방송하나요“


“조금 전에 방송한 글은 제가 쓴 겁니다.

누구 마음대로 그렇게 무책임하게 원고로 씁니까?”


“ 당장 담당자를 바꿔 주세요, 지금 말한 그 사람은 정말 나쁜 사람이예요,

동네에서도 따돌림을 당하는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훌륭한 사람으로

소개하세요?”


“가수 000에게서 선물을 받았나요, 조금 전에 나온 노래를 또 틀어요,

별로 노래도 좋지 않은데 말이죠”


“편지는 경상도와 전라도에서만 보내나요,

충청도나 강원도에서는 참여가 없는 건가요,

왜 그 지역 사투리만 나와요, 그럼 방송에서도 지역을 가리나요”


“ 그 진행자 누굽니까? 지방 티가 너무 나네요, 교육도 받지 않나요.

그냥 서울 방송 보내 주시지 그래요, 서울로 전화할래요”


청취자로부터 가끔 받는 항의 전화 내용이다.

하루 24시간, 표준FM, 음악FM으로 여러 방송을 듣고 그 느낌과 불만을 전하는 것이다.

서울에서 방송하는 것보다 지방에서 자체로 방송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것이

더 많으니 답변하기가 쉽지는 않다. 


방송마다 노래가 나간다.

음악을 주로 듣는 음악FM에서는 청취자의 신청곡을 주로 선곡하지만

각종 정보와 오락을 겸하고 있는 표준FM에서는 대개 방송 내용에 어울리는 노래를 
준비한다. 이때 담당자들이 선곡표를 작성한다.

최소한 1주일 이상 분을 놓고 확인한 뒤에 방송을 결정한다.

이렇게 하기 때문에 지역방송에서는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노래가 거의 나가지 않지만

서울 방송은 모두 모니터 할 수가 없어 더러 서울에서 방송된 노래가 지역방송에서 그날 다시 나갈 수 있다.


최근의 방송은 청취자들의 참여가 적극적이다.

편지, 전화, 문자메시지, 방송사 참여게시판 등으로
하루에도 많은 청취자들이
여러 사연을 올린다.

그래도 편지 사연은 미리 받아 내용을 확인하고 일부 수정하여 방송하지만

실시간으로 소개하는 생방송 프로그램에서는 내용은 검증하지 못하고

바로 방송에서 읽는 경우도 있다. 이런 때는 방송에 적합한지 정도만 확인한다.

이 과정에서, 소개된 글이 참여자가 직접 쓴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것을 일부

옮기거나 윤색해서 보낸 것이 방송될 수가 있다.

물론 정중하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지만 마음은 편하지 않다.

선물을 회수하는 경우도 있다.

큰 방송사에는 이런 편지나 사연을 골라내는 일만 하는 스태프도 있다.


그래도 이런 정도의 항의나 불만은 정중하게 설득하고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전하면

그런대로 해결된다. 오히려 방송에 활기가 있고 진정성이 나타나면 애청자가 돼

더 적극적으로 후원을 해 주는 분들도 계시다.


하지만 아무리 설명을 해도 계속 올라오는 것이 진행자 문제이다.

“왜 유명한 000씨가 진행하는 방송을 끊느냐, 지금 진행자는 목소리도 좋지 않고 재미도 없다”

나중에는 인신공격성 말까지 건넨다.

그래도 할 수 없지 않은가?  매번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 이해를 시켜야 된다.

일주일만 이런 청취자와 얘기를 하면 정말 바로 반박하고 싶어진다.

이래서 방송도 인내가 필요하다고 하는가 보다.


이런 것 말고도 더 기가 죽는 것은 선물 즉 상품 문제이다.

방송을 빛낸 분들에게 여러 선물을 드린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작은 정성이다.

대개 지역 업체에서 협찬을 받아 추첨을 해서 지급한다.

상품에 따라 택배로 보내기도 하고 직접 받아가시기도 한다.

그렇게 비싼 물품이 아니어서 정중하게 설명을 하고 드린다.

그러나 가끔 부딪히는 문제가 상품의 종류다.

중앙에서야, 일일, 주간, 월간상품으로 구분해서 큰 선물을 지급하지만

지역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비싼 것이 5만원-10만원 정도의 상품이다.

그러니 “상품이 별로다, 이것을 어디에 쓰느냐, 그걸 주려면 다른 사람에게 줘라”

이런 불만의 소리도 가끔 듣는다.

미안하기도 하지만 속을 태우는 말이기도 하다.


방송은 하면 할수록  어렵다.

말하는 것은 좀 나아지는 것 같은데

다른 사람의 말을 듣거나 마음을 헤아리는 능력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오늘도 여러 방송을 보고 듣는다.